w. Rasp🍓

(주의! 주제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동시대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음👧🏻)

안녕하세요, 에디터 라즈입니다! 🍓❤ 지난 달 개인 콘텐츠에서 소개해드린 에이드리언 조지의 책 《큐레이터》, 기억 나시나요? **《큐레이터》**가 큐레이터의 직업 특성상 하게 되는 각종 업무에 대해 실용적이고 자세하게 소개했다면 이번에 소개해드릴 폴 오닐의 저서 **《큐레이팅의 주제들》**은 현대 큐레이팅에 대한 폴 오닐의 분석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 책의 저자 '폴 오닐'에 대해 낯설게 느끼는 분들도 분명 계실 것 같아 저자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폴 오닐은 아일랜드 출신 큐레이터이자 예술가, 저술가, 교육가입니다. 물론 이 책을 쓴 만큼 현직 큐레이터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현대 전시계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죠!

그는 지난 20여 년간 리서치 기반의 큐레이터로서, 전 세계에서 60개 이상의 큐레토리얼 프로젝트를 기획했는데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데 아펠 (De Appel), 아일랜드 더블린의 GradCAM(Graduate School of Creative Arts and Media), 영국의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등 유럽과 영국의 유수한 교육 기관에서 큐레토리얼 실천 및 공공 미술, 전시사(史)를 가르치는 학자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큐레이터로서, 또 학자와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전시계의 최전방에 서 있는 폴 오닐은 과연 어떤 '주제'들을 이 책 속에 담고자 했을까요?

아일랜드현대미술관의 현직 큐레이터, 애니 플레처가 인터뷰한 폴 오닐과의 대담에서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요지가 나와 있습니다. 그에게 있어 큐레이팅은 직관적으로 봤을 때(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판 아베 미술관의 디렉터 장 리어링의 말을 빌려) '망각에 반대하는 운동(a protest against forgetting)'입니다. 과거를 보존하고 작품을 수호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큐레이터의 업무이기 때문이죠.

동시대 예술작품의 목적은 작품의 의미와 관객 이해의 한계를 끊임없이 테스트하는 것이다.

Hal Foster, Design and Crme and other Diatribes (London: Verso Press, 2002.), 121.

그러나 현대의 큐레이팅은 폴 오닐이 짚은 본질과는 많이 달라진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1960년대 이후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예술가가 아닌 별도의 전문가 집단이 맡아야 한다는 상식이 보편화되어, 이러한 경향은 미술 자체가 기존의 형식이나 재현의 한계를 뛰어넘어 즉각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이 되었습니다, 즉 작품과 관객 사이의 새로운 중재자를 필요로 하는 전례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